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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Japan

북해도 생활 < 18 > 100주년 기념탑 / 개척마을 / 조난 / 지갑 분실할 뻔

 

2018년 7월 24일 화요일

 

(일기를 다 썼는데 망할 티스토리 ㅜㅜ 때문에 다 날라가서 다시 씁니다.

귀찮으니 대충대충)

 

 

날씨 맑음

온도 16/26도

 

 

아침에 홀로 등교를 하는데 교실 앞 계단에서 몇 없던 나와 동갑인 지ㅇ이를 만났다. (사실 빠른년생이었지만...)

수업에 들어갈까 말까 엄청 고민하고 있었다.

뭐지? 했는데 알고보니 오늘 아라시 새 앨범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가고 싶다고 고민을 하다 교실 앞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나는 얼른 결석하고 가라고 꼬드겼다. ㅎ

실제로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결석을 하고 학점인정이 안 될까봐 불안해 하고 있었다.

 

말이 1학점이지 실제로는 매일 3시간씩 수업을 들어야 하는 15학점짜리 과정...!

 

 

 

오늘은 그동안 꼭 가보고 싶었던 곳에 가는 날이다.

 

 

(7월 5일 촬영)

 

항상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밥을 먹을 때마다 항상 보였던 큰 탑.

삿포로 시내에서도 높은 곳에 올라가면 항상 보였었다.

그래서 계속 가고 싶어 벼르다가 드디어 오늘 가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저녁에는 나X 미X 리X + 학생회장 누나와의 약속이 있었다.

 

 

 

 

 

 

탑은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런데 일반적인 길을 통해 지나가려면 너무 돌아가야해서 지도로 산길이 있는 것을 알고 산을 뚫고 지나가기로 했다.

근처에 북해도 박물관과 북해도 개척촌이라는 곳도 있길래 같이 들르기로 하였다.

14선배가 함께해 주었다.

 

 

날이 정말 화창했다.

 

 

근데 그런 것도 잠시...

 

 

 

산길이 점점 험해져만 갔다.

마치 사람이 몇십 년은 안 다닌 것만 같은 느낌...

홋카이도 자체가 사람이 별로 안 사는 곳이다 보니 여기 애초에 길인가 싶을 정도로 숲이 점점 우거져 갔다.

순간 조난을 당한줄 알았다.

우리는 당황을 하고 산속을 헤맸다.

 

중간에 작은 나무다리가 하나 나와서 길이 맞구나 안심을 하긴 했는데 다리도 사람이 이용한 흔적이 없어 거미줄로 가득한 상태였다.

(산속을 헤맨 곳은 곰도 가끔 나오는 자연보호구역 비슷한 곳인 것 같다.)

 

그렇게 숲을 헤매다 숲이 끝나는 곳에 다다랐다. 그러자

 

 

 

넓은 초원과 탑이 나타났다.

뭐랄까 맑은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 그리고 힘들고 진짜로 조난된 거 아닌가 싶은 지친 상황에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

드넓은 초원

 

엄청 우거진 숲을 헤매다가 갑자기 들판이 나오니 약간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 ㅋㅋㅋ

북해도 백주년 기녑탐에 도착!

 

북해도 백주년 기념탑[北海道百年記念塔]은 북해도를 본격적으로 개척한 메이지 시대로부터 100년이 흐른 것을 기념하여 1970년에 지어진 기념탑이라고 한다.

물론 일본 본토인 기준에서의 개척이지 선주민인 아이누족 입장에서 개척은 아니긴 하다.

 

아무튼 탑이 지어진지 무려 50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최근에는 노후화 우려로 인해 탑을 철거하고 새로운 기념물을 세울 예정이라고 한다.

백주년 기념탑의 거의 마지막 모습을 본 셈

 

 

 

 

 

그다지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닌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관리도 그렇게 잘 되어 있는 느낌이 아니라서 오히려 아무도 모르는 미지에 장소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탑이 정말로 거대하다.

 

 

 

저 멀리 보이는 삿포로 시내와 JR타워

 

 

 

 

 

 

 

우리는 멋있어서 한참을 멍하니 구경하다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여담으로 이 지점에서 파일이 날라갔다 ㅡㅡ 모자이크를 했더니 용량이 10메가가 넘어가서 티스토리에 장애가 생긴 것. 일해라 티스토리)

 

 

 

 

 

 

그 후에 근처에 있는 북해도 박물관으로 향했다.

홋카이도라는 땅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곳

 

 

 

 

 

 

고지도

 

 

 

 

 

대충 일본인들과 아이누인들의 교류하는 모습

 

 

 

 

 

북해도 전도 (저래 보여도 실은 남한만한 사이즈의 땅)

 

그림 자체는 근대에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시가지 묘사나 도시들의 규모를 보면 도 오래되어 보이진 않는다.

 

 

 

 

 

 

 

사실 무언가를 보고 싶어서 간 것도 아니고 사진에 담아둔 것도 많지 않아서 크게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다...

 

그래도 14선배가 역사학을 다전공으로 듣고 있고 나도 이런 걸 좋아하기 때문에 신나게 떠들면서 구경을 했다.

 

아마 내 기억으로는 너무 재밌게 보다가 시간이 밀려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중간에 나왔던 걸로 기억함.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북해도 개척마을

 

 

북해도를 개척하던 시기에 지어졌던 상징적이고 특징적인 건물들을 재현해 놓은 테마파크 같은 곳이다.

 

 

www.uraken.net/rail/travel-urabe104.html

 

(관련 사이트인데 들어가면 대략적인 설명을 볼 수 있음! / 일본어 필요)

 

 

 

뭔가 갑자기 놀이공원 입구 느낌 (구 삿포로역)

 

 

티켓을 끊고 들어갔는데 직원들과 현장학습을 나온 것 같은 아이들을 마주쳤다.

오늘 학교를 끝나고 나서 몇 시간 만에 처음 마주친 사람 ㅋㅋ

 

안내도를 집어서 전부 둘러보기로 했다.

 

 

 

내 기억으로 도시구역, 농촌구역, 어촌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우선은 도시구역

 

 

 

아사히카와에 있었다는 잡화점

 

 

 

 

옛날 개척사 (홋카이도청의 전신, 삿포로 시내에 있는 붉은 도청 건물이 있던 자리에 있던 건물)

 

 

 

중심 거리는 이렇게 생겼다.

 

 

여기서 사진 찰칵찰칵

 

 

오타루의 소바가게

 

 

 

내부까지 꾸며져 있는 건물들도 많았다.

소바가게 입구에서도 찰칵찰칵

 

 

 

 

도마리라는 곳에 있던 주점

 

 

오타루의 어느 부자 어부네 집

 

 

우라카와의 어부네 집18년 7월 24일 화요일

 

 

 

 

 

 

 

어느 축사

 

 

,,,는 아니고 북해도 농학교 (현재 북해도 대학)의 설립자가 미국에서 설계도를 받아와서 세운 건물

 

 

전반적으로 과거 시대의 건물들을 보다보니 과거로 온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관광지같은 느낌이 들지가 않아서 좋았다.

 

그리고 옛날이나보니 아무래도 현대에 들어와서 성장한 삿포로, 아사히카와같은 장소들보단 과거에 사람들이 많이 살았던 오타루, 하코다테 등의 건물들이 많았다.

 

다 본다고 다녔는데 생각보다 넓어서 다 보지 못했다.

 

 

 

 

 

 

 

귀가중

 

 

 

 

 

 

다시 눈물의 산행

 

 

 

 

 

그렇게 우리들의 본거지 오아사로 돌아와 학생회장 누나를 만나고 나니 시간은 어느덧 5시가 넘어 해가 다 져가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우리는 후라노에서 만났었고 밥도 한 번 먹었던 친구들인 나X 미X 리X 누나를 만나 삿포로 시내로 향했다.

 

사실 원래 오늘 우리학교 사람들과 우리학교 버디 (탈인본인 친구들)와 다같이 술을 먹기로 한 날이었는데 그쪽은 다들 술을 너무 진심으로 먹고 돈의 출혈도 상당했기 때문에 거절하고 이쪽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 한국어와 일본어를 둘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 나X누나밖에 없었음

 

 

 

 

 

간단히 술을 먹었다.

여기 와서 다같이 술을 마시면 거의 항상 퍼마신 기억밖에 없는데 간단히 이렇게 먹은 적이 오히려 없었던 것 같다.

다음에 여자 숙소가 얼마나 시설이 안 좋은지 한 번 다같이 구경가보기로 했다.

 

 

 

스티커 사진도 처음으로 찍어보았다.

한국에서도 찍어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상당히 달라서 나도 아예 다른사람이 되어 나왔다 ㅎ;

 

 

서로 소통을 간신히 하며 이런저런 재밌는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

 

 

 

전에 옥동자 님을 만났던 백화점에 가서 마리오카트도 하였다.

엄청 과몰입해서 집중했다. (오른쪽 사진의 지갑 집중!)

 

 

그렇게 우리는 백화점이 문을 닫을 시간까지 열심히 놀다가 나오게 되었다.

미X누나가 곧 나X누나 생일이라고 축하해달라며 몰래 종이 편지지를 나누어 주었다.

 

 

 

 

앗 오비히로... 한 번 쯤 갈 수 있을줄 알았는데...

 

 

 

우리는 다 같은 동네에 살기 때문에 다같이 집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지갑이 없는 것이다 ;;;

생각해보니 마리오카트를 하고 저 자리에 두고온 것 같았다.

(난 여행을 하다보면 물건을 꼭 잃어버리는 것 같다...)

 

백화점도 문을 닫은 상황 ;;; 우리는 즉시 뛰어가서 상황을 말씀드리고 다시 올라가서 지갑을 찾아왔다.

 

이미 문을 닫고 있는 중이라 불고 반쯤 꺼져있었기 때문에 하마터면 삿포로역에서 노숙을 할 뻔했다...

 

 

모두에게 미안하고 고마웠다.

 

 

 

 

 

 

 

집에 돌아와 보니 피부가 다 타 있었다.

생각해보니 계속 흐리다가 최근 맑아졌는데도 선크림은 안 발랐던 것

이미 되돌릴 수 없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오고 난 후에 동네친구들이 경악했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탈 수 있는 사람인지 몰랐다고)

 

 

오늘 정말 신나는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에 즐겁게, 반쯤은 지쳐 잠에 들었다.

 

따지고 보면 큰 경험이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내겐 제일 소중한 날들 중에 하루이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다같이 술을 마신 우리 학교 사람들과 우리 학교 버디들은 술은 너무 많이 마신 나머지 삿포로 역 에스컬레이터에서 구르고 전철에서 토하고 정말 고생 고생을 했다고 한다.)